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일본여행 셋째날 ㅡ 북알프스 산행 3

by 하담1 2011. 9. 16.

 

 

 

일본여행 셋째날 ㅡ 북알프스 산행 3
 
거의 평지와 다름없는 원시림지대를 지나 계곡의 흐르는 물도 거의 없는 곳에 도착하니 휭하니 넓은 평지가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서 부터는 조금씩 경사도가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나무도 작아지고 띄엄띄엄 자라는 풀들이 덮여있는 전형적인 고산의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바위 밑의 그늘진 곳에는 8월의 마지막주이지만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는 모습이 이색적으로 보이고 급경사가 시작되는 근처에는 얼어붙은 얼음덩이 밑으로 물이 흐르는 눈에 들어 옵니다. 쉽게 볼수없는 모습이기에 가까이 다가가 사진 몇장 찍고...언제부터인가 하늘의 그름은 모두 걷히고 쾌청한 하늘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이날의 햇볕은 15일만에 나타난 것이라고 합니다. 그말로 미루어 보아 그동안 줄기차게 비가 내렸다가 이날 반짝 해가 나왔다는 이야기로 유독 비가 많이 내린 해이기는 하지만 우라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오랜기간 비가 내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운이 좋은 건가...
 
햇볕은 내리 쐬고, 그늘진 곳은 없고, 경사는 심해지고....점심을 먹기는 하였지만 힘들게 올라갑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일행의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여 서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한발 한발 걸음에 몰입하여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는 것이 산행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언제나 이런 때가 가장 좋다고 느끼게 됩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발 한발 내 딪을 때는 정말이지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한발 한발 내 딪는듯 나중에 돌이켜 보아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떠오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무심히 본능적으로 걸었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발 고도가 3000m 가 넘으면 고소증이 온다고 합니다. 이미 몇번의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고소중을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은 잠자기 전에 두통약을 먹어야 했던것은 이곳 여행을 하기 전에 치통으로 고생을 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참 후 그렇게 오고 싶었던 야리가다께에 올랐습니다.
 
얼마나 멋진 모습이었던지...산장의 한 구석에 배낭을 벗어 놓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산뒤로는 운해가 깔려있고 오락가락하는 그름속에 끝없이 이어진 능선들은 보였다 숨었다를 반복하고... 산뒤로는 아슬아슬하게 자리잡은 텐트들은 위태롭기보다는 보석과 같이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가 앞으로가야할 능선길은 보일듯 말듯....그림속에서 숨박꼭질을 합니다. 그름이 걷히어 한눈에 모두 볼수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머리속에 그려보지만 쉽게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너무 크고 장엄한 모습으로...왜 사람들이 이곳을 보려고 하는지 산장에 도착하니 충분히 알것도 같습니다.
 
산장에 숙박 예약을 하고 산장 직원으로부터 15일만에 일광욕을 하였다는 말과 내일은 또다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야리가다께를 오르려면 오늘 다녀오라는 말을 함께 해줍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찍 도착하면 정상에 올라가 저녁의 야리가다께를 보고 다음날 아침 일출을 또 보려고 하였는데 내일 비가 온다면 오늘 정상에 올라가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있어도 올라가 봐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