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 및 스리랑카 여행 - 깐냐꾸마리
북위 35도에서 시작된 인도 공화국은 남쪽으로 무려 3,000km 를 내달려 북위 8도, 인도의 땅끝 깐야꾸마리에서 끝을 맺는다. 특이한 자연현상 자체를 신성시하는 힌두교에서 이 지점을 놓칠리 없다. 게다가 삼면이 바다인 인도의 특성상, 깐야꾸마리는 동쪽의 벵갈만과 서쪽의 아라비아해, 그리고 남쪽의 인도양이 한데 만나는 곳, 서로 다른 두 줄기의 강이 만나도 종교 성지로 추앙받는 곳이다보니 깐야꾸마리도 당연히 의미 있는 힌두 성지 중한 곳이다.
특히 매월 음력 보름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 순례 기간으로 인도인들은 바다에서 떠오른 달이 바다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서 다시 해가 떠오르는 현상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물론 여행자들이 보기에는 이는 상당한 장관이다. 여행자들에게 깐야꾸마리는 인도의 땅끝이라는 일종의 도전에 대한 인증 장소에 속한다. 여행 중 깐야꾸마리를 찍었다는 의미는 인도를 한바퀴 돌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그저 어떤 지역을 방문했다고 어떤 일의 종지부가 찍힌다면 좋겠지만 인생이든 여행이든 결국 다시 이어지기 마련이다. 반환점 깐야꾸마리에 온 것을 환영한다.
2017년 11월 25일, 인도의 최남단...깐냐꾸마리에 들렸다.
바르깔라에서 마두라이로 가는 길에서 짬을 내어 들리게 된 깐야꾸마리는 인도의 최남단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곳이 인도인들에게는 성지라고는 하지만 우리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인도의 최남단이라는 것에 더 큰 의미가 다가오는 곳입니다. 인도를 크게 북인도, 중인도, 남인도를 나누어 여행을 한다고 하는데 나와 같은 경우는 중인도와 남인도...즉 북쪽의 델리에서 시작하여 봄베이..그리고 이제 남쪽 끝인 깐냐꾸마리까지 왔습니다.
인도의 남쪽 끝인 깐냐꾸마리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면 좋겠지만 일정이 이곳은 그저 스쳐지나는 길....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정도...그 시간내에 깐냐꾸마리를 한바퀴 돌아보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마두라이로 가야 하는 일정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무엇을 보겠느냐 싶겠지만 비베카난다 메모리얼이 있는 섬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시간은 충분합니다. 물론 섬에 들어가 한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시간을 엄수해야한다는 길잡이의 엄포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꼭 들어가 볼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뭍은 기차역에 도착하여 툭툭이를 타고 깐냐꾸마리로....그곳에서 잠깐 점심 식사를 하고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해안가 바닷바람을 쐬며..수많은 인파들속에 들어가기도 하며...바닷가에서 목욕을 하는 현지인들을 구경도 하며....바다 한가운데 있는 웅장한 석상을 사진에 담으며...그리고 최남단을 바라다 볼 수 있는 정자에서 잠깐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고 근처에 있는 간디 만다빰에 들어가 두다리 쭉 뻗고 집합 시간이 될 때까지 휴식...안내책에도 나와 있듯이 간디 만다빰은 여행객들의 휴식장소였습니다.
이후 깐냐꾸마리역으로 되돌아와 마두라이로 출발...다음은 마두라이입니다.
비베카난다 메모리얼....꼴까타의 힌두 성자 크리쉬나의 제자이기도 했던 비베카난다가 거친 파도에 맞서며 수행에 전념했던 바위섬에 제법 큰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처음 바위 위에 기념관을 세우려고 했던 것은 1970년인데 이후 몇 번의 증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고, 바위섬에서 바라보는 깐야꾸마리와 바다의 전경은 무척 아름답다. 솔직히 일반적인 여행자 한테야 그저 배 타고 바위섬 찾아가는 놀이에 지나지 않을 뿐...
비베카난다 메모리얼 곁에 있는 거대한 석상은 비베카난다상이 아니라 타밀의 세익스피어로 칭송받는 시인 티루발루바르의 석상이다. 티루꾸랄이라는 타밀말로 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쓴 시인인데 그의 시 티루꾸랄은 심지어 '아이폰' 엡으로 발매되었을 만큼 수많은 타밀 사람들에게 애송되고 있다.
간디 만다빰...마하트마 간디의 유해가 바다로 뿌려지기 직전에 보관되어 있던 곳에 지어진 기념관. 전형적인 오리샤 주 사원 양식으로, 간디의 생일인 10월 2일이 되면 유해가 놓였던 자리에 햇볕이 들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여행자들에겐 일몰을 감상하거나 피곤한 다리를 쉬는 곳으로 이용될 뿐이다.
꾸마리암만 사원....쉬바신에게 평생을 바칠 것을 소원해 처녀의 몸으로 죽어버린 깐야 데비 여신을 모신 사원으로 고뿌람이없는 특이한 형태의 남인도 사원이다. 사원안에는 코에 다이어몬드 링을 끼고 있는 꾸마리 여신의 신상을 모시고 있다. 남인도 사원이 그러하듯이 힌두교 신자가 아닌 경우 신상을 모신 신전까지는 들어갈 수 없다. 특이하게도 남자의 경우 사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웃통을 벗고, 남인도 남자들의 하의인 도티를 입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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