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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뉴질랜드 여행

뉴질랜드 여행6 ㅡ 믈러 헛(Mueller Hut) 트레킹

by 하담1 2012. 2. 28.

 

 

 

뉴질랜드 여행7 ㅡ 믈러 헛(Mueller Hut) 트레킹
 
마운트 쿡에 도착한 첫날 후커벨리와 키아 포인트를 모두 다녀 왔기 때문에 이날 동행자 모두 같이 믈러헛을 올라가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각자 체력에 맞게 산행을 하면 된다는 결정이었던 것이지요. 
 
믈러헛은 해발 고도 1800m로 경사도가 심하고 너덜 지대로 되어 있어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갖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왕복 7~8시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는 곳입니다. 일행 전원이 정상까지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두 곳을 다녀왔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날 점심을 12시에 데니든으로 가는 도중에 어느 음식점에서 먹는 것으로 예약이 되어 있지만 연기시켜 오후 1시에 점심을 먹는 것으로 하고 이곳에서 트리킹을 12시까지 마치면 될거란 계산을 하였던 것입니다.   
 
체력이 되는 사람은 믈러헛까지 다녀 올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중간에 하산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시간 정도만 올라가더라도 충분히 조망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받은 사람이 있어 각자 능력에 따르기로 하였던 결정이었던 것입니다. 
 
이날 또 나 불리한 것은 새벽 일찍 트레킹을 나서야 하는데 이른 시간에 버스 운전을 할수 없다는 이야기에 어쩔수없이 숙소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레킹 시작점까지 걸어서 가려면 한시간 정도 소비해야 하는 거리에 숙소가 있었던 것이지요.
 
어쨋거나 새벽에 어둠이 채 가시기전에 출발하여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까지 그 맑던 날씨가 이날 새벽부터 개스가 가득 내려와 있어 산중턱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속이 터지게 답답하지만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내 운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개스가 가득 내려있는 산을 무작정 올라갑니다.
 
한시간을 채 올라가지 않아 앞을 전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에 올라오면 눈높이에서 만년설을 볼 수 있다고 하였는데...지금 보이는 것은 내 등산화만이 겨우 보이는 정도입니다.
 
답답함....무어라 표현할 수없는 허탈감...속상함...하지만 헛이라도 봐야 속이 그나마 풀리려나 싶은 마음에 무작정 올라갑니다. 주변에 누구와도 이야기 하지 않고 그냥 무작정....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는 너널지대도 지나고 커다란 바위를 건너 뛰기도 하면서 한참을 올라가니 횡하니 언덕배기에 올라서게 됩니다.
 
언덕에 올라서면 그래도 조금 보일까 싶은 기대를 하였는데 역시 건너편도 안개속입니다. 그때 잠시 잠깐 구름이 열리며 보이던 건너편의 만년설의 한줌이 이날 본 만년설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깜깜한 안개속....
 
제대로 만들어진 길이 보이지 않아 겨우 찾아 내는 안내판 역활을 하는 뽈대를 따라 능선 뒷길로 한참을 걸어가니 웅덩이에 잔설이 나타나고 그것을 밟고 건너서 얼마를 더 가니 멀리 히미하게 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 왔다...
 
이 보잘것 없어 보이는 헛을 보기위해 이렇게 땀을 흘리며 올라왔던 것입니다. 콘테이너 박스와 같은 헛을 보기위해....헛에 올라가 사진한장 찍고...잠시 숨을 돌리고...다시 하산을 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장 먼저 올라 왔습니다. 이럴 필요가 전혀없는데....아마 속이 많이 상하였던 모양입니다. 하산...더 이상 미련을 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그냥 내 달려 내려 왔습니다. 결국 하산을 하고 보니 5시간만에 믈러 헛을 다녀왔더군요.
 
많은 기대를 하였던 믈러헛...주변 경관은 하나도 보지 못하고 오로지 헛이 지상에서 1m이상 띄어져 지어진 건물이라는 것만을 확인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믈러헛의 사진을 보지 못하였는데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는 것과 사진에 담아 왔다는 것에 만족한 트레킹이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이날 8명이 믈러헛을 다녀 왔습니다.
 
마운트 쿡...이곳에서 걷고 싶었던 트레킹 코스는 모두 걸었습니다. 무엇을 보았느냐와는 상관없이...이정도면 만족스럽지 않냐 자문해 봅니다.
 
이제 멀리 더니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