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다시 떠올리는 쿠바.
2018년의 쿠바는 나에게 '낭만' 그 자체였다. 골목마다 울려 펴지는 낡은 라디오 소리, 형형색색의 올드카가 내뿜는 매케한 연기, 그리고 가난속에서도 눈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주던 사람들, 그 때의 아바나는 서서히 세상으로 걸어 나올 채비를 하던 설렘이 깃든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 들려오는 소식속의 쿠바는 그 때의 미소보다 무거운 침목이 먼저 느껴진다. 국가 간의 정세와 정치적 대립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가장 먼저 젖어드는 것은 결국 평범한 이들의 삶이다.

식료품을 사기위해 길게 늘어선 줄, 끝없이 늘어선 주유소앞의 자동차들...전력난으로 어두워진 밤거리, 그리고 다시금 굳게 닫혀가는 국경의 문턱...하루가 다르게 암담한 소식만 들려온다.

우리가 여행자로서 누렸던 그 '멈춰진 시간'이 이제 그들에게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벽'이 되어 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우리 관광객의 카메라에 담겼던 그들의 여유가 사실은 치열한 생존의 뒷모습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관계가 얼어붙고 물자가 부족해질수록, 내가 기억하는 그 선량한 눈동자들이 슬픔으로 채워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8년의 아바나 해변에서 보았던 그 찬란한 노을이 다시금 어둠을 뚫고 쿠바의 일상에 다시 깃들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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